우 (愚) (Woo)

우 (愚) (Woo)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후회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
2015.04.23
1996년 봄에 발매된 윤종신의 다섯번째 앨범으로, 이 앨범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자면, 지금은 가요계를 대표하는 프로듀서로 자리 잡은 유희열이 무명시절(?) 처음으로 프로듀서로서 이름을 알린 앨범으로도 기억된다. 윤종신은 "환생"을 작곡한 그에 대해 이 앨범 자켓을 통해 "광기어린 천재"라는 엄청난 칭찬을 한다. 천재 프로듀서 두 명의 재능이 모아지니 더욱 더 좋은 앨범이 탄생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시간 순서대로 이어지는 노래들이 전제적으로 모이면 하나의 이야기가 구성되는 방식의 앨범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이야기 구도가 있어야하고 에피소드 하나 하나를 선정하는 작업부터 그 에피소드에 어울리는 곡을 작사, 작곡하여 녹음하는 과정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윤종신은 그다지 어색함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완성해놓았다. 흔히 누구나 한번씩 경험해보는 청춘의 아픔, 만남과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들이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앨범 전제의 타이틀이 우(愚)라는 한자로 그 의미는 어리석다라는 뜻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고 이별할 수 밖에 없었던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가 앨범 전체의 주제로 보인다.

타이틀곡인 '환생'은 사랑을 얻은 남자의 기쁨을 다시 태어났다는 말로 표현한 곡으로 윤종신의 약간은 비음 섞인 음색과 몽환적이고 무엇인가에 취한 듯한 가사의 내용이 절묘한 매치를 이룬다. '여자친구'나 '의지', 'Club에서' 등의 곡은 여자친구와의 사랑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의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표현한 곡으로 곡을 이어서 들으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각각의 에피소드에 어울리는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너의 어머니'부터 시작하는 곡은 앞부분의 곡들과 대비되는 분위기로 급변하면서 비극의 절정으로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자친구 어머니의 반대로 결국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오늘'에서는 마지막 만나기로 한 장소에 여자친구가 결국 나타나지 않으면서 사랑은 파국으로 끝나고 만다. 여기까지만 앨범에 수록되어 있었다면 비극성 때문에 앨범을 끝까지 듣고도 한동안 우울함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마지막 곡인 '바보의 결혼'을 통해 이 곡의 주인공인 어리석은 바보(愚)는 첫사랑을 가슴 속에 묻어 두고 새로운 사람과 시작을 앞둔 심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러한 심정에 공감을 표하며 우리도 언젠가 겪었던 첫사랑에 대한 아픔과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생각들을 떠올리며 함께 앨범을 마무리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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