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른 그림
创作歌手李永勋第一张专辑
싱어송라이터 이영훈 첫 번째 앨범 “내가 부른 그림”
루싸이트 토끼와 옥상달빛의 참여로 더욱 풍성해진 데뷔앨범
이영훈, 그 만의 호흡
어떤 음악과 그 음악을 만든 사람을 동시에 알면, 음악이 주는 느낌의 단서를 자연히 그 사람에게서 찾게 된다. 이영훈의 노래를 들으면 특유의 과묵함과 얼굴 표정, 관심 없는 것 같다가도 오타처럼 사소한 것을 지적하던 싱거움이 떠오른다. 축구 얘기에 잠시 말수가 늘었다가 고교 선배나 탔을 법한 사이클을 타고 집에 가던 모습들도 겹친다. 그런 모습은 가사 어디에도 없는 것들인데, 그의 음악의 어떤 면이 그를 닮은 것일까?
이영훈은 무엇보다 천천히 넉넉히 연주한다. 그러한 템포와 호흡이 그와 왠지 닮았다. 세상의 속도에 개의치 않고 유지하고 있는 자기 템포랄까. 어쩌면 아주 평이하게 연주될 수도 있는 소박한 곡들도 있다. 하지만 이영훈의 손과 목소리를 거치면, 곡들이 그 여백들 사이에 충분한 여유를 지닌 채 넓은 풍경을 그려내기 시작한다. 언젠가 시끌벅적한 호프집에서 조용히 노래를 부를 때도 그랬다. 그 어수선한 공간에서도 그의 기타와 목소리 뒤로 떠오른 것은 잔잔한 오케스트라였다.
‘그 때는 몰랐던 것들’을 닮은 노래
가사와 더불어 그가 만들어내는 정서 또한 노래와 우리 사이에 넓은 시간적 간격을 만든다. 그 넓어진 공간엔 언제나 무언가 내리거나 피어 오르고, 듣는 이를 뿌옇게 처리된 어느 시절로 안내하는 정서가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서투르고 이기적이었지만 사랑에 잠 못 들던 예민한 소년의 독백이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주인공 상우가 음반을 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비야 피하면은 그만 이잖아요[봄이 오면]’, ‘나만의 봄이 되어줘 [봄의 고백]’와 같은 화법들을 보라. 언젠가 그와 대화하며 ‘어떤 날’이나 ‘조규찬의 초기작들’이 지닌 정서에 공감했었는데, 그의 음악은 그 음반들이 지녔던, 조용히 몰입한 듯한 세련된 감성을 이어받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집중할 때 더 빛을 발하는 음반
내가 알기로 이영훈이 공연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