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d Of Dynamic Brothers

Band Of Dynamic Brothers

다이나믹 듀오 정규 5집

“ Band Of Dynamic Brothers ”

다이나믹듀오 2집 Double Dynamite 의 ‘고백’에서 ‘군대갔다오면 서른이야’라는 그들의 외침이 어느덧 ‘군대 가기 전에 벌서 서른이야’로 바뀌고 정말 군 입대를 앞두게 되었다. 10여년이 조금 못되는 세월동안 한국 힙합씬의 최고의 듀오로 자리 잡으면서 매 앨범마다 흥행과 비평을 만족시켜온 그들의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을 받아보는 기분이 참으로 묘하다. 가수로서, 한 청년으로서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앞두고 앨범을 작업할 때 그들이 느꼈을 기분을 잠시 생각해 본다. 당연히 가야 하는 곳이지만 대한민국의 남자치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야릇한 긴장감을 느껴보지 않았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조금은 우울 할 듯한 다이나믹듀오 5집을 예상해 보지만,

“Band Of Dynamic Brothers”

앨범타이틀을 보는 순간 역시 다이나믹듀오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1분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들이지만 위트와 느낌은 여전하다. 자칫 우울해지고 감성적이 될 수도 있는 현실을 언제나 그렇듯 유쾌하고 재치있게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받아 들였다. 영화 “Band of Brothers"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타이틀은 영화 안에서 군인들(이지중대)이 아닌 그들의 ‘음악 밴드’를 의미하며 결국 ”역동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 형제“들로 풀이 할 수 있다. 안정적인 현실에의 안주가 아닌 ‘Triple Dynamite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모험성과, 전작에 비해 최대한 전자음을 배제한 실험성은 새로운 행보를 앞두고 그에 임하는 그들의 마음가 짐을 대변 한 듯 하다.

팀 이름처럼 역동적인 그들의 음악변신은 역시 이번 앨범에서도 계속된다. 힙합을 기본으로 댄스 홀부, 락, 레게, 드럼&베이스 등 여러 가지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적 접목을 시도하고 있고 사회와 함께 살아 숨쉬는 그들의 현실적인 가사는 여전히 같은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자살 같은 사회적인 이슈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거부감 없이 표현하고 있는가하면 황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현실사회의 부조리를 직선적이면서도 너무 거칠지는 않은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위트 있게 씹어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서도 쥐어짜내면서 억지 감동을 유발한다기 보다는 일상적이고 담담한 어조로 꾸밈없이 노래하고 있는데 이런 담백한 모습이 신선한 감동을 준다. 물론 그들도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들 인지라 군 입대를 앞두고 신나게 마시고 정신없이 놀고 싶었는지 흔들기 좋은 파티트랙들과 술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담은 “두꺼비집”같은 트랙들도 여러 곡 눈에 띈다. 다이나믹듀오의 5집 앨범 band of dynamic brothers에 담긴 음악들은 마치 막역한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소주한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진솔한 대화같이 편안하고 공감이 간다.

다듀의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강산에, 김c, 슈프림팀, 리쌍의 개리, 씨모, 프라이머리, 콤플렉스, 플레닛 쉬버의 필터, 싸이포디아즈 등 이번 앨범 역시 신선하면서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앨범의 음악적 특징이라면 전자음의 비중이 전작보다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 관악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악기가 라이브 레코딩으로 녹음되었다. 이것은 어느 순간 전자음으로 가득 차버린 현 가요계 트렌드에 대한 지루함의 표현이라고…그리고 주로 지금까지는 다듀의 역동적인 음악의 기반은 펑크(funk)였으나 이번엔 드럼&베이스나 댄스홀 같은 색다른 형태의 댄스뮤직을 기반으로 한 곡들도 꾀나 있으니 이것 또한 새로운 감상 포인트다. “죽일놈” “ugly” “끝” ”두꺼비”같은 트랙에서는 랩 뿐만이 아니라 노래를 상당히 제대로(?)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데 몇 장의 앨범을 거쳐가며 자연스레 트레이닝이 된 모양인지 처음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모습이다.

총 14트랙의 꽉 차 있는 구성으로 절대 기죽지 않고 그들의 실력을 자신만만하게 뽐내는 것을 시작으로, 사랑 혹은 이별에 관한 꾸미지 않은 솔직한 감정, 그리고 일상에서의 생활 이 친숙히 다가오는 주제, 하지만 잘못된 현실에 대한 강도 있는 비판과 풍자, 하지만 그 안 에 담겨진 위트. 마지막으로 어느 누구와 다르지 않은 나약하고 고민에 가득 차 있는 그들의 현재 심정까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살리는 곡의 구성 또한 대사를 앞두고 주저앉은 그들이 아닌 한층 음악적으로 성숙해진 그들의 감성과 실력을 느끼게 될 중요 감상 포인트가 되어준다. 데뷔 이후 10여년동안 음악과 창조에 관한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현재의 위치에 안 주하지 않고 음악안에 숨겨진 새로운 보물을 찾아다닌 트레져헌터 ‘다이나믹듀오’ 그들은 그들의 음악인생에 있어서 결코 짧지도, 길지도 않은 2년여의 일정으로 또 다른 창조적 에너지원을 찾아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금방 돌아올 것이다. 왜? 군대가 죽으러가는 곳은 아니니까!

1. 그림에 떡(dynamic sinsa rangers)

5집의 시작을 알리는 곡.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그들의 시작은 자신만만하고 의욕적이다. 더욱이 이번 앨범의 시작은 냉소적이기 까지 하다. 음악과 실력에 관한 본질 보다 그 외적인 것에 더 열광하고 그것으로 마치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는 것처럼 느끼며 살아가는 듣보잡 혹은 게으른 뮤지션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 더불어 다이나믹듀오 자신들의 실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하는 곡이다. 자칫 거만해 보일 수도 있는 가사. 하지만 그들의 실력을 알고 있는 힙덕후 들이라면, 혹은 힙돌이들에게 지친 매니아들이라면 마땅히 환영받을 1번트랙, 돌격대장이다. 무겁고 투박한 비트, 거칠고 박력있는 랩스타일에 브라스 편곡이 매력적이 곡이다.

2. 돈이다가 아니야(get money) feat. 강산애

입으로는 “돈이 다가 아니다.” 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정말 그 말처럼 살고 있을까?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점점 차가워진 인간관계, 점점 더 개인적이고 외로워지는 자아에 대해서 풀어낸 곡이다. ‘성공=돈’ 이란 이타적인 공식을 가슴에 새기며 오늘도 뜬구름을 위해 달리는, 쉽고 빠른 성공만을 위해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슬프고 나약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가사와 친구같은 삼촌이, 어른이 마치 조카에게 충고가 아닌 덕담을 해 주는 듯한 ‘강산애’의 보컬이 곡의 메시지를 쉽고도 친숙하게 전달해준다. 거기에 심플한 비트위를 노래 가사처럼 외롭게 넘실대는 플릇소리의 삼박자가 잘 어울어지는 곡이다. 한국 락 음악의 레전드인 ‘강산애’와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의 합작은 ‘음악 안에서는 어떠한 장르의 벽도 없다’ 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확인케 해준다.

3. 두꺼비집(one more drink) feat. 0cd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 할만 큼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시 내일부터 최선을 다하자. 힘겨운 일상에 지쳐있는 우리들에게 한 잔의 술은 큰 휴식이자, 우리 스스로에게 주는 상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혹은 동료들과의 시끌벅적한 술자리는 취미조차 가질 시간과 기회조차 없는 우리들에게 유일한 휴식처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하루쯤 멈춰서서 휴식을 즐기자는 메시지의 곡.
익숙한 전래동요인 ‘두꺼비 집짓기’의 가사를 후렴구에 인용, 즐거움만 가득한 술자리를 연상시키는 새로운 장치가 되어 준다. 실력파 프로듀서이자 랩퍼인 공시디의 타령같은 랩 보컬속에서 술자리는 점점 흥겨워 진다.

4. 잔돈은 됐어요(keep the change) feat. Garie of leessang, bumky of komplex

늦은 밤. 외롭게 홀로 어디론가 가는 택시 안. 답답하기만 한 마음. 누군가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 곡 안에서 화자들은 택시기사에게 털어 놓은 푸념을 통해 현실사회를 재치있게, 하지만 어딘가 씁쓸하게 풍자한다. 주목받는 신인 작곡가 ‘킵루츠’와 비트위의 시인이라 불리는 리쌍의 ‘개리’가 참여했다. 끈적끈적한 그루브의 무게감 있는 비트와 반대로 담백한 휘파람 소리의 조화가 신선한 감동과 서정적 분위기를 더 깊게 연출한다.

5. 죽일 놈(guilty)

사랑이란 열병 앞에 너무나 쉽게 내 자신을 숨기고 거짓 포장으로 날 감춰 왔지만 열병의 감정이 잊혀질 쯤 그동안 눌러왔던 내 감정의 소리는 더 크게 외친다. 이건 아니라고... 연인의 지나친 속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이별을 고하고 마는 남자의 심정을 노래한 곡. 결코 수평적일 수 없는 남 녀간의 사랑과 그로 인해 가슴 안에 쌓이는 불만들. 지긋지긋하다 라는 표현, 결코 써서는 안되지만 그만큼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그 사이 난 언제나 그녀에게 죄인으로 남겨져 있다. 나 혼자만으로도 너무 벅찬데 어느새 내개 책임을 강요하는 그녀는 이제 사랑이 아니다. 부담스럽기만 한 그녀와의 시간은 이제 내게는 또 다른 짐일 뿐이다. 아름다운 기타선율의 세련된 편곡이 눈에 띄는 곡이다. 전작인 ‘잔소리’ 보다 훨씬 깊이 있어진 ‘개코’의 보컬 외도 와 곡 앞부분에 출연한 ‘정일우’의 드라마 또한 감상 포인트

6. 왜 벌써가(be my brownie) feat. Bumky of komplex

상큼한 멜로디와 트랜디한 비트가 멋지게 어우러진 브라우니처럼 달콤한 사랑 노래. 연인과의 함께하는 사랑의 시간이 너무 짧기만 한, 그래서 집에 보내기가 싫을 만큼 사랑 스러운 연인에게 바치는 노래로 풋풋하고 귀엽기만 한 사랑의 감정을 브라우니로 표현한 감미로운 곡이다. ‘존 레전드’의 촉촉한 목소리를 연상시키는 신인가수 범키가 참여했다.

7. biggestmagicalvision

사랑 노래로 다소 얌전해진 앨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Interlude격의 곡. 우리를 댄스플로어로 인도하는 미래지향적인 비트는 'SIMO'의 작품.

8. 불꽃놀이(fireworks)

규칙적이고 나른하기만 한 일상의 반복. 매일매일 새롭고 재미있는 일을 꿈꾸지만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하루는 전혀 아무 일 없이 끝나고 만다. 어느 사이 내 몸을, 마음을 옥죄고 있는 무형의 법규와 절제 따위의 것들. 하지만 오늘 밤은 다르다. 남들의 시선과 그들에게 비치는 내 모습 따윈 중요치 않다. 솟구치는 내 안의 억눌린 감정들을 더 이상 묵힐 필요도 없다. 폭죽처럼 터지는 저 불꽃들처럼 오늘밤은, 오늘 밤만은 불꽃처럼 놀아보자. 오늘밤 민폐 좀 끼쳐 보자. 진상 좀 부려보자!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강렬한 리듬 & 베이스 비트에 자극적인 가사까지 짜릿한 흥분을 위한 시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9. 사우나(sauna) feat. e-sens of supreme team

사람들의 열기와 땀으로, 답답함으로 가득 찬 클럽 안을 ‘사우나’로 재치있게 표현한 곡이다.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슈프림팀의 ‘이센스’가 곡에 힘을 더해줬다. 클럽안의 광기를 연상시키는 기계적이고 미니멀한 비트위에 세 명의 MC들이 한껏 기술을 뽐낸다. 반복되는 기계음과 후렴구는 클럽안의 끈적거림과 몽환적 느낌을 더욱 고조시키며 그 안에서 수줍고 작아지는 이들에게는 자신감으로 꽉 체워진 한잔의 데킬라가 될 것이다.

10. 월광증(moonstruck) feat. Simon D

‘지루하고 미적지근한 일상에 지쳤다면 다이나믹듀오가 있는 곳으로 오라’는 메시지가 담긴 곡으로 다이나믹듀오의 유쾌함을 기대한 대중들에게 새로운 리듬감을 안겨줄 곡이다. 매력적인 비트위에 신나고 경쾌한 정글리듬과 텐션감 있는 브라스 연주가 파티의 흥을 돋군다. 가사는 신나게 놀기 위한 확실한 지침 가이드! 열심히 집중해서 꼼꼼히 새겨 듣는 것이 감상 포인트. 슈프림팀의 또 다른 멤버 ‘사이먼 디’가 참여해 파티의 후반을 더욱 후끈 달궈준다.

11. 퉁 되는 brothers(the toong bros) feat. Topbob of komplex

20대의 ‘밤’을 충실히 살아온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아니 겪고 있을 법한 이야기.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과 경험에서 풀어낸 재미있지만 남자입장에서는 돈 쓰고, 시간 쓰고, 정말 씁쓸한 그리 유쾌하지 못한 이야기이다. 시간별로 진행되는 조금은 덜 매력적인 하지만 프로음주게이머인 세 남자의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는 듣는 이(오직 남자)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시켜 줄 것이다. 노래 사이사이에 삽입된 드라마는 그 날 밤의 생생한 현장감을 리얼하게 더해줄 것이다. 그룹 komplex의 멤버 topbob이 피쳐링에 참여했다.

12. ugly

못난이들의 반란!! “못생긴 외모라도 매력이 있다면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곡으로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하는 오늘의 우리사회를 못난이를 부각시킴으로써 역설적으로 점점심해지기만 하는 세태를 풍자하고 있는 곡. 외모가 다가 아니지만 결코 아니지만 정말 현실적으로 그럴까? 이제는 고쳐지기는커녕 점점 만연하고 익숙해지는 외모지상주의가 오히려 가깝게 느껴지기만 한다. 재미난 노랫말과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이번 앨범 중 가장대중적인 느낌의 곡.

13. 끝(apoptosis)

마음 같지 만은 않은 현실이 주는 깊은 상처에 방황하던 한 젊은이가 자살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곡. 세상에 발을 담그면 담글수록 나 혼자라는 외로움과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슬픈 현실. 세상에 버림받은 나였지만 이제는 내가 세상을 버리고 작별을 이야기 한다. 암울하고 어두운 터널의 끝인 곡 후반부에 나타나는 반전은 다시금 살아나는 삶에 대한 열망 속에서 죽고 싶은 현실이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생과 사의 모순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뉴질랜드에서 이민생활중인 kod시절 팀 멤버였던 psypodias의 곡으로 락적인 기타 사운드와 힙합적인 비트 일렉트로닉적인 요소들이 알맞게 믹스되어 장르를 설명하기 힘들만큼 새로운 형태의 곡.

14. 청춘(spring time) feat. 김C

김C가 부른 동명의 원작을 샘플링한 곡. 저물어가는 청춘에 대한 아쉬움을 담담한 문체로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서른이 넘어서 군대에 가는 다이나믹듀오의 지금 심정이 잘 표현된 곡으로 자신감과 유쾌하기만 한 그들이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어느 젊은이들처럼 같은 고민, 같은 생각으로 미래를 걱정하기는 마찬가지 이다. 군 입대라는 인생의 전환점과 2년이라는 공백을 앞둔 상황은 다이나믹듀오가 아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든 청년의 공통된 고민이며 불안일 것이다. 서정적이며 슬픈 가사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일 것이다. 현재 프라이머리스쿨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라이머리가 작곡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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